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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한 장

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『긴긴밤』을 읽고 나서

by 녹록(錄錄) 2025. 2. 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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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이란 무엇일까. 왜 우리는 끝까지 살아야 할까. 끝끝내 살아서 우리는 어디로 가 닿는 걸까. 그런 질문들이 나를 채울 때, 나는 우연히 『긴긴밤』을 만났다.
책을 펼치기 전까지, 나는 이 이야기가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다. 글벗이자 존경하는 굳은살 조영주 작가님의 추천이었기에 믿고 읽기 시작했다. 바쁜 일상 속에서, 글을 쓰는 일이 버겁고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막연한 불안이 스며들던 순간, 이 책을 꺼내 들었다.
이야기는 한 마리 코뿔소와 한 마리 펭귄이 함께 살아남는 이야기다. 하지만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. 『긴긴밤』은 외로운 존재들이 서로를 알아보고,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힘에 대한 이야기다. 고독하지만 따뜻하고, 아프지만 희망이 있다.
 
나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다른 장면, 장면에서 울었다.
생각보다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.
우리는 대부분 상처투성이다. 지치고, 엉망진창일 때가 많다. 하지만 『긴긴밤』은 말한다.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을 거라고.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.

 
"나는 절벽 위에서 한참 동안 파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.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,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. 바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, 우리는 엉망진창이었다."
 

어쩌면,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. 세상은 너무나 크고, 우리는 너무나 작고 불완전하다.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만나고, 기억하고, 다시 만나기 위해 살아간다. 그게 삶의 의미일지도 모른다.

『긴긴밤』은 내게 그런 의미를 준 책이다. 막연한 내 삶도 의미가 있다고,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토닥여 준 책.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했고, 이미 다섯 명 이상에게 선물했다.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. 특히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또래의 친구들이 긴긴밤을 넘어 살아가길 바라며.
 
책 정보

  • 카테고리: 어린이 문학
  • 쪽수/무게/크기: 144쪽 / 339g / 15422219mm
  • ISBN: 9788954677158
  • 책 소개: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『긴긴밤』

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 흰바위코뿔소 노든과 코뿔소 품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. 그땐 기적인 줄 몰랐다,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에게 서로밖에 없다는 게.
이 책은 마지막 하나가 된 존재의 무게를 온 영혼으로 감당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.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, 어린 생명이 마땅히 있어야 할 안전한 곳을 찾아주기 위해 본 적도 없는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. 그 여정 속에서, 긴긴밤을 견디는 것은 "더러운 웅덩이에도 뜨는 별" 같은 의지이며, 사랑이며, 연대라고 말한다.
 
다시 읽을 문장

  • "그런데 포기할 수가 없어. 왜냐면 그들 덕분에 살아남은 거잖아. 그들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 거잖아. 그러니까 안간힘을 써서,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해."
  • "생각해 보면 나는, 원래 불행한 코뿔소인데 제멋대로인 펭귄이 한 마리씩 곁에 있어 줘서 내가 불행하다는 걸 겨우 잊고 사나 봐."
  • "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,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.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.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보게 되고,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,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. 그게 바로 너야."
  • 노든, 복수하지 말아요. 그냥 나랑 같이 살아요. 내 말에 노든은 소리 없이 울었다. 노든이 울어서 나도 눈물이 났다. 우리는 상처투성이였고, 지쳤고, 엉망진창이었다.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. 우리는 긴긴밤을 넘어, 그렇게 살아남았다.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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